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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삶을 배우다 웰다잉 (Well Dying), 품위있는 죽음을 준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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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9-11-19 11:16 조회 4,2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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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 . 그럼에도 사람들은 겨우살이는 준비하면서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 ”

- 톨스토이


우리나라에서 잘 죽는다는 것 , 연명의료결정법

웰다잉은 생 ( 生 ) 과 사 ( 死 ) 를 다루는 인생의 인문학으로서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 고령화와 가족 해체 등 여러 사회적 요인과 맞물려 등장한 현상이다 . 삶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길이라 할 수 있는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뜻깊게 보낼 뿐 아니라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타났다 . 올해 2 월 4 일부터 임종을 앞둔 환자에 한해서 자신의 생의 마지막을 결정할 수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됐다 . 이와 관련해 행복한 죽음 ,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지며 ‘ 잘 사는 것만큼 죽음을 잘 맞이하는 것도 중요하다 ’ 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 그렇다면 과연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존엄한 죽음 , 연명의료결정법이란 무엇일까 ?


연명의료결정법의 제정

또한 노인 1 인 가구 증가로 가족의 도움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의식이 퍼졌다 . 고독사를 예방하고 그동안의 삶을 기록하거나 유언장을 미리 준비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자신 머문 자리를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다 . 웰다잉 개념이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1990 년대지만 초기에는 장례문화의 일부분으로 인식되거나 ‘ 임사체험 ’ 같은 호기심이 전부로서 웰다잉에 대한 왜곡이 많았다 . 웰다잉이 단순히 ‘ 잘 죽는 것 ’ 이 아니라 자기 성찰을 해 ‘ 후회 없는 삶 ’ 을 위해 자기의 주변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며 ‘ 행복한 삶 ’ 을 사는 것이 죽음의 두려움의 해결책으로써 웰다잉이 출발한다 . 우선 연명의료는 생명 연장이 목적인 항암제 , 혈액투석 , 인공호흡기 , 심폐 소생술의 네 가지 의료행위를 말하며 , 연명의료결정법은 환자가 임종에 다다라 연명치료가 더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될 때 생명 연장 중단 여부를 본인에게 미리 물어보고 결정하게 하는 제도이다 . 이는 2008 년 식물인간 상태로 연명치료를 받고 있던 김 할머니의 생전 유언에 따라 가족들이 병원 측에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법의 제정으로 이어졌다 . 그 이전까지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면 법적으로 살인죄에 해당했기 때문에 병원 측과 가족 간의 마찰이 불가피했고 , 이에 부당함을 느낀 가족들이 병원 측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결국 승소했다 . 이는 처음으로 대법원이 연명의료의 중단을 허용한 판례로 남았으며 , 이후 이 사례는 ‘ 연명의료결정법 ’ 제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 그 결과 현재는 한 명의 전문의와 담당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의논했을 때 연명치료 중단 여부에 대한 서로의 의학적 소견이 일치하고 , ‘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 건강하거나 의식이 있을 때 연명의료 여부를 미리 정해놓는 문서 )’ 가 존재하면 법적으로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다 .


연명의료 중단 이후의 삶

오해하기 쉽지만 , 연명의료를 포기하게 된다고 다른 의료 지원 등을 하나도 못 받는 것은 아니다 . 환자가 본인의 의지로 연명의료를 중단하더라도 임종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통증의 경감 , 죽음의 문턱에서 느끼는 정서적인 어려움에 대한 지원 ,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 ( 임종을 앞둔 환자의 평안한 마무리를 위해 고통이나 불안을 덜어주는 데 중점을 둔 시설 ) 를 지원한다 . 실제로 이번에 제정된 연명의료결정법에서도 본인이 연명의료 여부를 결정한 후에 호스피스 지원을 결정할 기회가 부여되고 , 건강보험에서 제도적으로 이를 보장하기 때문에 누구나 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대한민국에서의 ‘ 죽음 ’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호상 ( 好喪 ) 이라고 여겼으며 , 마지막 순간을 친지 , 가족들과 함께 익숙한 장소에서 보내는 것을 하나의 복으로 생각했다 .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한해 사망자 수 약 28 만 명 중 75% 는 병원에서 치료 중 죽음을 맞이한다 . 실제로 암 환자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높은 90% 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 이들 중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6% 밖에 안 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 2014 년 한국보건사회 연구원조사에 따르면 65 세 이상 노인의 10 명 중 9 명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연명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으며 , 집에서 본인의 마지막을 정리하며 가족과 함께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 실제로 연명치료 진행과 중단을 고민하는 많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임종을 준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 이전까지의 사회적 분위기와 가족의 요구에 따라 연명치료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환자는 마지막을 준비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


제 장례식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안자키 사토루 전 고마쓰 사장


“ 지난달 몸 상태가 많이 나빠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예상치 못한 담낭암이 발견됐고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 이만하면 인생을 충분히 즐겼으니 연명치료는 받지 않을 것입니다 . 아직 기력이 있을 때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


건설 · 기계로 유명한 일본의 대기업인 고마쓰의 전 사장 안자키 사토루가 ‘ 생전 장례식 ’ 을 연다는 광고를 신문에 실어 작년 말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 안자키 전 사장은 광고에서 “ 억지로 수명을 연장하기보다 제 삶의 질을 우선시하고 싶습니다 ” 라는 뜻을 전하고 , “ 제가 고마쓰와 함께 일한 40 여 년 동안 신세를 진 많은 사람들에게 한 분 한 분 직접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라며 생전 장례식을 열게 된 이유도 함께 밝혔다 .


일본에서 ‘ 생전 장례식 ’ 에 대한 기록은 300 여 년 전인 에도 막부 시대에서도 발견될 만큼 그 역사가 깊지만 , 이런 문화가 퍼지기 시작한 것은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 더욱이 그동안 대기업 사장 출신이 생전 장례식을 연 사례가 드물어 일본 사회에서 안자키 전 사장의 사례는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


인생의 마지막을 정리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뜻의 ‘ 종활 ( 終活 )’ 은 특히 2010 년대 이후 일본의 고령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 이들은 주로 소지품 등 주변을 미리 정리하고 상속 관련 자료를 준비한다 . 그뿐만 아니라 유언장 작성과 휴대전화 데이터 정리를 포함한 죽음을 대비하는 모든 활동이 ‘ 종활 ’ 에 포함된다 .


이는 일본이 65 세 이상의 고령자 비율이 27% 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임을 반영하는 한편 , 본인 스스로 장례식 준비부터 유산 정리까지 책임지겠다는 생의 마무리에 대한 능동적 의지가 담긴 것이다 . 이런 문화에 영향을 받아 최근에는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미리 죽음을 준비하는 노인층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 전문가들은 죽음에 대해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삶의 마지막 단계 ,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 국가별 죽음의 질에 대한 조사 ’ 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인 40 개 국가 중 하위권인 32 위이다 . 그만큼 우리나라는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


특히 , 우리나라는 타인이나 어른의 ‘ 죽음 ’ 을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죽음에 대한 준비도 미흡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 단순히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연명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인 죽음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충분히 고민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 즉 , ‘ 어떻게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 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우리나라도 2017 년에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5 년 65 세 이상 노인이 1051 만 명 초 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장수 시대를 맞아 노인 대상의 구체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한 시기이다 . 사람들은 삶을 어떻게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에 대한 생각이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맞이 할 절대 진리인 죽음을 터부시 하고 , 말하기를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다 .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 그러나 삶의 마지막을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은 ‘ 죽음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맞이하는 매우 의미 있는 일 ’ 이다


이러한 죽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탈피하고 자연적 현상으로 인식해 죽음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면 지금까지 가진 부정적인 시각이 긍정적이고 애정적이고 측은한 마음으로 인식변화를 하게 되어 부부관계 , 가족이나 인간관계의 회복을 하게 되고 , 생명존중으로 자살예방에 기여해 자살률 세계 1 위의 멍에를 벗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기에 웰다잉 교육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 오히려 외국이 사례처럼 초등학교에서부터 죽음교육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청소년들의 사회문제는 많이 해소 할 것이다 . 웰다잉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 후회 없는 삶 ’, ‘ 행복한 삶 ’ 이다 .


국가의 복지 정책이 노인의 문제에 더욱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제는 노인에게도 새로운 방법의 지식교육과 함께 장수 시대에 걸맞은 인성교육도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해 볼 때 웰다잉 교육은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교육하며 배우며 죽음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이며 , 체험하는 활동으로써 인생의 필연적인 죽음 앞에 두려움 없이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 우리나라는 아직 웰다잉이 미개척 분야이다 .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적인 명제 앞에서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는 웰다잉 교육은 이제는 불가피한 트렌드가 되었다 . 웰다잉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언론의 역할은 이 시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


웰다잉 교육의 분위기가 성숙되면 청소년 웰다잉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생명의 귀중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되어 이웃과 더불어 소통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며 , 친구 집단 괴롭힘이나 청소년 자살 문제 등 사회문제 예방에 기여해 사회 비용을 크게 절약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 어르신들께는 건강하면서 행복한 노후 생활이 되어 품위 있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


죽음의 질이 가장 높은 나라 영국에서는 좋은 죽음을 네 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 ‘ 익숙한 환경에서 ’, ‘ 가족 · 친구와 함께 ’, ‘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채 ’, ‘ 고통 없이 죽어가는 것 ’ 이 좋은 죽음의 조건이다 . 최근에는 죽음을 미리 체험하는 임종체험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우리 사회에서도 ‘ 좋은 죽음 ’ 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


누구나 죽음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준비 없이 죽음의 문턱에 이른다면 아마 우왕좌왕할 것이다 . 다양한 체험과 고민을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줄이고 마지막 순간을 준비한다면 , ‘ 죽음은 삶의 끝이다 ’ 라는 생각보다 ‘ 삶의 완성 ’ 으로 받아들이는 건강한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톨스토이의 격언을 끝으로 마무리 짓겠다 .


원문: http://www.newsfreezo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68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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