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장례문화, 새로운 서비스 개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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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9-11-19 11:05 조회 2,973회 댓글 0건본문
장례란 좁은 의미로는 장례식을 뜻하는 것이나 넓은 의미로는 장송의례의 약칭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장례란 장례식뿐만 아니라 고인의 명복을 비는 절차로 임종으로부터 사후의 상에 이르기까지의 사자를 장사지내고 애도하기 위한 일련의 의례를 표하는 것이다. 임종이 있은 상주는 장사를 치르고, 묘지를 쓰고 제를 올리기까지의 의례의식의 전 과정을 장례문화라 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장례식이란 사람이 이승의 생애를 마치고 저승으로 가는 길에 자손이 환자를 큰방으로 모시고 임종해 편안히 숨을 거두게 지키고 보살핌과동시에 돌아가시면 3일 동안 최고의 슬픔과 공경으로 주검을 받들고, 엄숙한 장례식을 거행하고 안장하는 의식이다. 즉, 장례식은 죽은 자를 보다 아름답고 깨끗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보내드리기 위한 의식인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을 밝히고 평생의 공적을 기리고 새기는 의식이라 할 수 있다.
산업화 이후 급속히 핵가족화가 되면서 과거 장례문화는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상조 회사를 중심으로 한 장례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장례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장례 상담을 통하여 일정한 시간 내에 장례일정, 장례절차 및 방법을 안내하고, 장례용품을 공급하며, 시신처리와 염습, 조문예절에 이르기까지 원활하면서도 경건하게 장례절차를 진행시키고, 매장, 화장 및 납골에 필요한행정절차를 서비스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장례는 자기집단의 정체의식을 표현하고 강화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장례서비스는 중요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장례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인구구조의 변화, 국민의식의 변화, 법·제도적환경의 변화, 장례서비스의 전문화 등의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령사회의 진입과 가족구성원의 변화로 장례서비스에 대한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례문화에 대한 국민의식의 변화로 전문화 및 차별화된 장례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될 것이며, 보다 다양한 서비스와 장례 관련 정보의 접근성에 대한요구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일부에서는 고인 추모의 의미를 높이고, 고품격으로 차별화를 갖는 장례를 진행하고 있으며, 경제적, 시간적 이유로 작은 장례를 치르는 곳도 있다.
고급의전에 대한 수요 존재…새로운 장례문화 확대
현대의 장례식장은 주검을 처리하는 장소만이 아니라 유가족들의 지친 몸과 장례식장을 찾는 조문객들이 편히 머무는 장소가 될 필요가 있다. 장례식장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휴식뿐만 아니라 장례 관련 문화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례식장 콘텐츠들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연극의 공연이나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틀어놓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장례식장이 어두운 면을 갖고 있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적 안식처로서 다시 태어나는 밝은 사회로의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이런 문화흐름을 반영한 장례식이 치러져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일이 있었다. 고인 위생용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에프앤에스의 회장인 남승현 회장의 모친상이 바 로 그것이다. 남승현 에프앤에스 회장의 모친인 고 박순규 여사의 장례식이 지난 2월 16일 철원의 그래미 본사 남종현 센터에서 치러졌다. 고 박순규 여사의 장례식은 기존의 장례식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장례식은 고인은 영안실에 안치돼 있고, 빈소에서 상주가 조문객을 맞이하고, 조문객은 영정사진이 놓인 제단에 향 또는 꽃을 올리며 고인의 넋을 기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날 장례식에서는 위생관리와 고인 메이크업을 마치고 하얀 수의를 입은 고인이 유리관 안에 안치 돼 있었다. 조문객은 고인을 직접 보고 국화꽃을 올리며 추모했다. 그 앞에 병풍과 영정사진으로 꾸며진 곳이 있었으나 조문객들은 남종현, 남승현 회장의 설명을 듣고 고인이 안치돼 있는 유리관 앞에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남종현 회장은 “우리나라의 장례식은고인은 차가운 영안실 냉장고에 방치돼 있고, 조문객은 영정사진 앞에 절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는 고인 추모의 의미가 낮아 올바른 추모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하며 “무겁고 형식에 얽매인 장례문화에서 탈피해 고인추모의 의미를 높이고,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나아가야한다”고 밝혔다.
제단은 1만송이의 국화꽃으로 장식했다. 남승현 회장은 “화목, 화평, 평화의의미를 담아 제단 윗부분에 3000송이를 장식했고, 제단 아랫부분에 나머지7000송이를 장식해 제단 위를 받치는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나 정치인의 장례식에서만 볼 수 있었던 웅장한 장례식을 일반인도 할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었다고 할수 있다. 그동안 상조 회사나 장례식장에서는 300~500만원 사이의 장례 상품을 똑같이 제공해 왔다. 일부 품목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만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는 형태이다. 우리사회는 산업화, 다원화되며 모든 부분에 다양한 니즈를 갖고 있다. 장례 역시 마찬가지로 추모의 의미를 되새기기보다 형식에만 치우쳐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상조 회사나 장례의전 업체에서는 일부에서 요구하는 특별한 장례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이런 장례를 일반층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
비용·허례허식 줄이고 추모의미 높인 ‘작은 장례식’ 등장
고 박순규 여사의 장례식과는 반대로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담아 치르는 장례식도 등장했다. 장례 절차를 간소화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작은 장례식’이 바로 그것이다. 핵가족화 현상과 허례허식을 지양하는 장례 문화가 퍼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 이웃 일본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장례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엔 장례를 극진하게 치르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엔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 자체에 집중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3일장에 비해2일장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따르면 전체 장례 중 2일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8.9%에서 2013년 9.3%, 2014년 11.3%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서울 시내 주요 병원의 장례식장들도 고려대구로병원12.5%, 이대목동병원 9.1%, 서울성모병원 8.2% 등 2일장 비율이 10% 안팎으로 나타났다.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보통 2일장은 ‘짝수장’이라서 사고사나 고독사 등 일부 장례에서만 이뤄졌지만 간결한 장례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복잡하고 틀에 박힌 장례 절차를 생략하는 장례도 늘고 있다. 수십만~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수의 대신 한복 등 평소고인이 즐겨 입던 옷을 입고 장례를 치르거나, 1회용 상복을 구입해 장례가 끝난 뒤 태워버리는 대신 가족이 검은색개량 한복 등을 구입해 장례 때마다 입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환경을 생각해 근조 화환을 아예 거절하거나 나무관 대신 종이로 만든 관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박태호 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은 “수의와 조화 등은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장례문화”라며 “최근에는 이 같은 관행적인장례 절차에서 벗어나 고인의 마지막 길을 뜻 깊게 배웅하는 여러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일장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핵가족화로 장례 규모가 예전보다 축소됐기 때문이다. 한 상례사는 “과거엔 장례를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적 의식으로 받아들였지만 요즘엔 사생활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었다”며 “가족 구성원의 수가 줄면서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무(無)빈소장례’도 늘고 있는데 이런 경우 2일장이 많다”고 말했다.
또, 지나친 장례비용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례식장 빈소 대여비용과 상조서비스 비용, 매장 비용 등을 합치면 평균 장례비용은 수백만~수천만 원을 웃돈다. 때문에 죽음을 앞둔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직접 “장례를 될 수 있으면 간단히 치르라”는 유언을 남기는 경우도 많아졌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국립대학이 직영하거나 위탁으로 운영하는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최근 5년 동안 880억 원의 순수익과54.5%의 마진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며 “장례식장들이 전통적으로 장례를 중시하는 우리 문화를 이용해 유족들에게장례비용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장례비용 및 절차 등을 개선할 필요가있다”고 강조했다.
도시화 및 인구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장례서비스에 대한 국민의식이 변화함에 따라 전문화된 장례서비스에 대한욕구가증대하고 있으나, 아직은 관련 산업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례업이 산업적으로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조업 및 장례식장 모두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정책적으로도 관련 제도를 정비·보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함. 장례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장례서비스는 산업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문화적인 요소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 장례서비스는 자신이 사후 원하는 장례를 예측하게 하여 평안한 상태에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며, 유족은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문: http://www.sangjomagazine.com/sub_view.html?n_id=admin (상조메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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